오늘의247 대구수성 1관

[박재완의 대학 입시 로드맵] 미나리처럼
2021.05.07 조회수 344

 

얼마 전 영화 미나리를 봤다. 윤여정 배우의 마지막 그 눈빛은 백 마디, 천 마디 말보다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영화는 참 평범한 이야기다. 그래서 사실적이다. 우리의 삶처럼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그렇다는 말이다. 영화는 좋은 일이 있어 가족들이 서로를 보고 환한 웃음을 건네고 나면 그다음에는 좋지 않은 일이 생긴다. 그 부침이 식스센스처럼 롤러코스터급의 급격한 것이 아니라 잔잔한 것이어서 더욱 우리의 삶을 닮았다. 이 우울한 코로나 시대에 이 영화가 우리에게 희망을 보여준 것은 바로 이 지점이 아닐까 한다. 좋지 않은 일이 생기지만 곧 딛고 일어서는 것. 아마도 이는 예기치 못한 좌절의 순간이 와도 끊임없이 더 나은 날을 위해 노력했기 때문일 것이다. 병아리를 집에까지 가져와서 암수 구분을 연습하는 것, 판로가 막힌 한국식 채소를 상자에 넣고 직접 식당들을 찾아다니는 노력이 롤러코스터가 완전 바닥을 치지 않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3월 학평에 이어 4월 학평을 쳤다. 학생들에 따라서는 롤러코스터를 탄 것마냥 성적의 등락이 심한 경우가 있을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학생이 점수의 변화를 겪었을 것이다. 이런 등락에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기를 바란다. 모든 시험에서 이런 등락은 당연하다. 모든 시험은 필연적으로 '운'이 작용하며 특히 객관식 시험은 그것이 가장 크다. 답을 전혀 몰라도 선지 하나를 잘 고르기만 하면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아직은 수능 공부 초기이기 때문에 자신이 제대로 공부한 영역에서 얼마나 출제되느냐도 점수에 영향을 주는 변수이다.

특히 수능 시험 체제는 내신 시험과 달리 시험 범위가 특정 책의 일정한 부분으로 한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등락이 쉽게 생긴다. 또 학평의 경우 출제진이 다르다 보니 난도가 들쑥날쑥한 경우도 허다하다. 때문에 원점수의 오름과 내림에 반응하기보다는 수능 체제가 본질적으로 상대평가라는 것을 생각하여 전체에서의 자신의 위치, 즉 백분위를 눈여겨보는 것이 보다 객관적인 판단을 도와줄 것이다.

올랐다고 들뜨지 말고 상승 요인을 찾아 계속 이어가는 노력을 해야 하고, 하강했으면 며칠을 힘 빠져 있거나 이것저것 마구 들쑤시는 식으로 공부하지 말고 하강의 원인을 찾아 고쳐야 한다. 이렇게 해야 상승세는 계속 이어져 탄탄한 자신의 실력이 되고 하강세를 막아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미나리의 가족들은 남들이 뭐라 그러건 상관하지 않고 꾸준하게 자신들의 꿈을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우리는 영화의 열린 결말을 희망적으로 받아들인다. 수능 준비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지금 당장의 오르고 내림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 자신의 꿈과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꾸준한 한 걸음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이 걸음을 멈추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대학입시컨설턴트·박재완 입시전략연구소장〉